총선 10개월 앞두고 여야 '집안 싸움' 격화

입력 2023-06-11 18:20   수정 2023-06-12 03:32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의원들이 ‘지역구 교통정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실 참모들과 장관들이 출마하는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과의 경쟁이 예상되고, 야당은 지역구를 두고 경쟁하는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의 ‘내부 전투’가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관·참모들의 ‘오비이락’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최근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지역구 35곳에 대한 정비 작업을 시작했다.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과 현직 장관들의 출마 지역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마포구에서 동작구로 이사하면서 ‘동작 출마설’이 불거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원 장관은 “아내와 저의 출퇴근 동선을 고려해 월셋집을 찾다 보니 동작구로 이사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주말마다 고향인 충남 예산을 찾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18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을 지낸 마포갑 대신 고향인 예산·홍성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경우 지역 4선인 같은 당 홍문표 의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은혜 홍보수석의 직전 지역구인 경기 분당갑 재출마 여부도 관심이다. 보궐선거에서 분당갑에 입성한 안철수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세 들어 사는 집(분당갑)을 주인(김 수석)이 내놓으라면 내놓고 본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발언에 “홍 시장은 전임 시장이 나오겠다고 하면 자리를 내주실 거냐”고 받아치며 양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산에서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3선을 지낸 부산 동래에 복귀하느냐가 관심사다. 이 수석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김희곤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줬다.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 이동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서울 강남갑의 태영호 의원은 파주갑 등 경기 북부권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 유일한 호남 지역 의원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마포갑 등 서울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천 위한 ‘집안 싸움’도 불사
이미 167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 의원끼리의 경쟁도 공공연히 나타난다.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들이 ‘험지(국민의힘 지역구)’ 대신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대거 도전장을 내면서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15명 가운데 6명이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현역 의원은 대부분 계파색이 옅거나 비명계로 분류된다. 당 안팎에서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 연고나 명분 없이 ‘공천 가능성’만을 기준으로 지역구를 골라잡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의 비명계 의원 ‘지역구 사냥’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윤영찬 의원은 친명계 원외 인사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의 경선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9일 성남 모란역 앞에서 나란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을 위한 부스를 차렸는데, 이 자리에서 현 부원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수박을 건네기도 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을 뜻하는 은어다.

양문석 전 경남 통영고성지역위원장도 최근 “민주당에서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며 전해철 의원 지역구(경기 안산상록갑) 출마 선언을 했다. ‘수박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재명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 출마예정자가 다른 출마예정자나 당원을 대상으로 모욕적 발언을 한 경우 윤리감찰단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고재연/전범진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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